따뜻한 느낌의 사진 enif.s.picture

가끔씩 어떤 사진을 보면 "따뜻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말그대로 따뜻한 느낌.

달에님 사진이 그랬고, 빈틈님의 사진도 그랬고, claire님 사진도 그렇다.

그러면서 가끔 내 사진기의 메모리를 백업하고 사진을 살펴보면,
따뜻한 느낌의 사진들이 하나도 없다며 본인에게 심통을 낸다.

그런데 그거 참 양.아.치. 같은 생각이더라.

사진을 찍을때 마음을 담지도 않았으면서,
마음이 담긴 따뜻한 느낌을 바라고 있는 꼴.

예를 들면 이런 것 - 무엇을 찍을지는 생각도 안하고,
카메라 바닥에 대고 접사로 뒤쪽 핀 날리면 괜히 그럴듯한 사진이 나오겠지? 라는 알량한 생각에 셔터를 눌렀고,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난 쓰레기를 찍었더라.

운전석에 붙어있는 보조거울에 대고선 하늘을 찍으면 이뻐보였던 기억에 생각없이 또 셔터를 눌렀다.
나오는건 지문과 렌즈뿐.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는길.
김밥천국에 라면에 김밥먹으며 이런 사진은 왜 찍고 있었냔 말이다.

심지어 비오는날 밤. 비가 오는데 아이폰으로 찍힐거라는 철없는 상상은 또 무엇이며.


물론 내가 작품 사진을 찍고 싶은 것도 아니고,
솔직히 기록의 의미로 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







요즘엔 그러한 기록의 행위 조차에도 내 마음을 담지 않고 살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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