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몸짓으로 말하기 enif.n.ballet

내가 발레와 발레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세상 누구보다 몸짓만으로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한때는 하루에 대여섯시간씩 거의 매일 (밥도 안먹고) 미친듯이 춤을 추던 때가 있었고, (그땐 진짜 행복했었지..살은 안빠졌지만 ^^)
그런 이유인지 무용수들의 몸짓이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와서 좀 더 편안히 발레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았고,
발레를 다시보기 시작한 다음부터 세상 무엇보다도 (가끔은 술보다)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도 바로 발레였던 것 같다.

지난주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전~~부 가장 바쁜 시기가 겹쳐서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면서도 주말에 잡아놓은 공연을 생각하며 부지런히 버티고 있었다. 


어.쨌.든.


지난주 다른 사람들은 극찬(?)한 두 공연을 보고 왔는데,
내가 몸과 마음이 지쳐 춤을 받아들이지 못한걸까?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다. 
분명히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던게 제일 큰 문제이긴 하다.
(몸은 진짜 진짜 피곤해서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걱정하긴 했어도 밀어부쳤는데, 결국 그게 화근이었던듯)

하지만 그래도 느낌이 있고 생각이 들었던건 사실이니까.  그 느낌을 간단히 적어볼까 한다.

아크람 칸의 공연은 내게 무언가 강요하는 느낌의 춤이었다. 적어도 초반에는. 
그게 무용수의 자신감일 수 도 있었지만 피곤한 나에게는 적어도 그렇게 느껴지더라.
하지만 마지막 무대가 되어서는 마음이 열리고, 잠깐이나마 그의 동작에 빠져들었으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UBC의 지젤은 ... 흠.

국립발레단의 공연을 너무 많이 보는건 아닌가 싶어 마음먹고 UBC의 지젤을 보기로 했는데,
하..왜 또 김주원이 객원수석으로 지젤을 맡았는가..ㅎㅎ. 어쩔수없이(?) 설레이는 마음으로 김주원의 공연을 보기로 했는데,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정신없는 일본-코트디부아르의 경기에 드록바가 나타난 느낌이랄까?
(내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SNS상) 몇몇분들의 해설과 자막에 대한 불평이 크게 다가오며 시작한 공연이었다.

내가 발레에 다가가게 된, 그리고 한 발 더 다가가게된 가장 큰 계기는 전 국립발레단 단장님인 최태지 단장님 때문이었는데,
(작품 왕자호동과 카리스마의 윤혜진은 물론 기본 포함이다)
누구보다 발레를 사랑하고 발레를 위한다는 마음이 느껴졌었고, 그걸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이 해설이 있는 발레였었다.
분명히 쉽지 않은 발레에 대한 해설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해설이 있는 발레 프로그램이나, 아니면 공연전 다른 공간에서 진행하는 개별 프로그램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오늘 UBC의 지젤은 6년만에 올리는, 발레단의 정기 공연 중에서도 거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 아닌가?
하지만 그 공연에 대한 문단장님의 애정이 과하셨는지, 
스포일러 수준의 자세한 해설과 일관성 없는 쌩뚱맞은 자막은 분명 공연을 방해한(?) 망친 요소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무용수의 몸짓으로 그 뜻을 헤아려볼 여유조차 주지않고, 갑작스럽고 와닿지 않는 자막으로 그 내용을 강요하는 건
정말 재앙의 수준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군무나 다른 춤들도, 좋은 부분보다는 안좋은 부분들이 더 크게 보이기 시작하고,
몇몇 무용수들의 춤은 좋지만 전체가 어울려지지 않는 느낌이 들더라. 
심지어 유난했던 "안다박수"의 아저씨까지.

자세한 줄거리나 마임의 설명은 프로그램북으로도 충분했을 것 같으며,
자막의 내용은 관객에게 맡겨두었어야 하는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예전의 케네스맥밀란의 롬앤줄도 그랬고, 최근에 본 UBC는 나와 궁합이 잘 맞지 않음을 다시한번 느낀 공연이었다.
그래도 기꺼이 다음번 공연 한번 더 찾아가서 보리라.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내 생각을 다시한번 이야기하자면, "춤은 몸짓으로 말하기" 이다. 

채플린 영화에 색을 입히고, 더빙하는건 아니지 않나..




덧글

  • 2014/06/16 18:1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6/19 11: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세넬 2014/07/07 12:25 # 삭제 답글

    주원지젤날 대쉬 보신거에요? 안보이시던데...
  • 세넬 2014/07/07 12:41 # 삭제 답글

    지젤 네명 만났는데 혜민씬 최고 나은씨 굿굿 용정씨 아쉬움 채리씨 참사 였네요 군무진도 문제가 좀 있어 이번 지젤 좀 아쉬웠지만 3열 이내서 지젤만 집중해봐서 다행이 ㅎㅎ 혜민지젤때매 다 용서 했어요 ㅋ
  • enif 2014/07/07 12:47 #

    ㅋㅋㅋ 그러셨군요.
    전 주원씨 공연 2층 구석에서 숨어서 봤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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