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춤쟁이로 살아간다는 것 :: from the movie 김경영 :: 강동댄스페스티벌 enif.n.ballet


이 세상에서 춤쟁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예전엔 그저 춤을 춘다면 "딴따라"로 취급받거나, 그나마 좀 나아진 요즘에도 "그걸로 먹고 살겠어?" 라는 이야기를 듣기 일쑤죠.

1년에 500명이 넘는 발레전공자가 학교를 졸업하지만 국립발레단의 자리를 잡는 사람은 한자리수에 불과하죠.
국립발레단이 아니어도 그저 춤을 출 수 있다면 다행인게 요즘의 현실입니다.

어느날 신문에서 청년취업준비생의 인터뷰를 읽었다는 안무가 김경영은
마지막의 "27세/백수/구로동"이라는 문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작품의 주요 테마가 되어버렸습니다. (되어버린것 같아요..제 생각.ㅎㅎㅎㅎㅎ)

작년 제1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자유소극장공연 구로동백조를 우연히 보고선 김경영이라는 안무가에 푹 빠져버렸는데, (http://enif.kr/4072274)
이번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강동댄스페스티벌 GDF 에 김경영씨가 안무한 작품이 올려지더군요.

춤춰라~강동..을 모토로 내건 제1회 강동 댄스 페스티벌 gandong dance festival, GDF 은
올해 당동아트센터에서 새롭게 기획한 춤 기획전으로,
위의 일정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통무용부터 현대무용, 발레, 그리고 팝핀, 브레이크 댄스에 이르는 정말 춤의 종합 선물세트입니다.
집에서 가까웠다면 정말 저 공연들 중에 10개는 봤을거에요.^^

개막 갈라공연 중에는 역시 작년에 봤었던 김용걸의 WORK도 있었네요.
작년에 소극장 공연으로 봤던 작품들이 큰 무대에 올라가기 시작하니 이래저래 뿌듯합니다.

제가 본 작품은 ballet section 중 황규자 Contemporary Ballet Theater Ywan 의 from the movie !!
발레하이라이트의 밤 또한 보고싶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서 ㅠㅠ

별다른 좋은 느낌도 없고, 아예 생각도 하고 살지 않았던 강동구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강동아트센터"입니다.

여기저기 GDF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네요.
분홍색의 따뜻한 디자인이 맘에 듭니다.

달이 참 밝은 날이었죠.

그래서 한번 쭈욱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음...이곳 좀 마음에 드는걸요?
공연이 보통 7시나 8시에 있으니 조금 일찍와서 산책하거나 시기에 참 좋은 장소인것 같습니다.
집근처였다면 맨날 여기와서 책 읽었을듯.ㅎㅎㅎㅎㅎㅎㅎㅎ


공연이 너무 기대가 되고,
특히 작은 소극장 공연의 경우 눈 바로앞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기 때문에 정말 근육의 움직임까지도 볼 수 있다죠.
그래서 맨앞줄로 예매했는데, 전날부터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공연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 때문에 1열의 제가 예매한 자리를 포기해야한다고 ㅠㅠ ㅠㅠ ㅠㅠ
어쩔 수 없이 4열로 옮겼지만 대신에 프로그램북을 선물로 주셨어요 ㅎㅎ

제가 본 공연 "from the movie"는 영화를 모티브로 영화에서 받을 수 있는 느낌을 춤으로 다시 표현한 것인데,
영화 자체를 그대로 발레로 옮겼다기 보다는 핵심이 되는 모티브만 따온 것입니다.

영화는 여고괴담, 식스센스, 러브어페어의 세 작품입니다.

이 스틸컷은 김경영의 작품에서 signature 처럼 등장하는,
뒤에서 강한 조명을 비추고 숨어있던 무용수들이 앞으로 걸어나오는 장면인데, 맨 앞에 앉아서 보면 정말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사실 이러한 연출은 다른 무대에서도 종종 볼 수 있지만, 김경영의 무대에선 무언가 다른 독특함이 있어요.

김경영의 작품은 본인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세지가 작품에 깊게 새겨져 있는데,
그러면서도 웃음의 코드를 잃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가끔 메세지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 나레이션이나 대사가 가끔 들어가는데, 그게 오히려 춤에 대한 몰입은 약간 방해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비중을 더욱 줄이고 춤과 소품으로 최대한 커버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은 공식적으로 from the movie 라는 타이틀로 세 개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마지막엔 from the movie와 관계없는 또다른 특별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멘트는 전혀 없었습니다)

춤을 추고 싶지만, 먹고 살기 위해 춤을 포기해야 하는 무용수들의 현실을,
독특한 의상과 안무로 표현해내는 작품인데 정말 가슴이 찡 하더군요.
관객 중 실제 전공하시거나 춤을 추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 보였는데 심각하게 공감하셨을 내용이었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작품과 바로 연결된 것이 바로 "구로동 백조"이더군요.
하나의 사회문제가 되어가는 청년실업의 문제가 예술계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
정말 이 세상에서 춤쟁이로 살아간다는 것. 춤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춤을업으로 삼고 살아가기엔 너무나 힘든 현실입니다.

작년에 본 구로동 백조가 다시 생각나고, 이번 제2회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오페라극장에 올려지는 무대를 너무 보고싶어졌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요 ㅠㅠ ㅠㅠ ㅠㅠ ㅠㅠ 보고싶어요 ㅠㅠ ㅠㅠ ㅠㅠ

김.경.영.
앞으로 제가 주목하고싶은 안무가입니다.

좋은 공연 잘 봤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무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 2012/05/09 17:41 # 삭제 답글

    이 지역은.. 저에게는 건축학개론의 정릉과 같은 곳이네요..
  • enif 2012/05/10 11:00 #

    워워
  • 카이º 2012/05/09 20:04 # 답글

    오오.. 홀도 상당히 멋지고 좋은 공연인데요?

    어머니께서 전에 무용을 하셔서
    제가 어릴때 무용을 가르치려고 했었지만, 저는 그게 뭔가 좀 싫었어요..
    근데 생각해보면 선견지명이 있으셨던거 같구 그래요..
    남자 무용수는 일단 귀하잖아요? ㅠㅠ
  • enif 2012/05/10 11:01 #

    정말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ㅍㅍ 2012/05/09 22:26 # 삭제 답글

    저번에 보니까 발레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던데 이것도 그런 일환인가보네 ㅎㅎ
  • enif 2012/05/10 11:01 #

    얼른 형님모시고 한번 가야하는데 ㅋㅋㅋㅋ
  • 살쾡 2012/05/10 08:17 # 답글

    오오 클래식한 발레만 생각했는데 이런 파격적인 발상이.

    파격적으로 발레에 도저언!
  • enif 2012/05/10 11:01 #

    대찬성. 팬클럽회장하겠음
  • 살쾡 2012/05/10 11:19 #

    아니 나 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훈님이 하시라구요!!!!!!!!!!!!!
  • enif 2012/05/10 13:52 #

    아냐아냐..살쾡님의 터질듯한 근육질의 몸매로 발레에 도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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