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습니까? enif.s.chat

"최선을 다하라"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중이신가요?

그런데 말이죠..."누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나요?

무엇이 잘못 되었을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반성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이유를 다른곳에서 찾기 마련이죠.

그동안 밥맛도 별로 없고, 술 따위는 쳐다보기도 싫고, 커피만 줄창 마셔대다가,
결국은 사람인가요? 밥 생각이 나긴나더군요.

사먹거나 불러먹는게 싫어 오랜만에 팬을 잡아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무슨 쉐프라도 된것 같은? ^^)

파스타를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 오랜만에 알리오올리오 한번.
정성스레 마늘을 썰고, 기름에 볶고, 면을 삶고, 파스타를 볶습니다.
하나하나 나름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봅니다.

그리고 한입.

그런데 맛이 없습니다.ㅠㅠ
무언가가 커다란게 빠져버린 느낌이 드네요.

고민해봅니다.
음식만들때 하나하나의 과정엔 최선을 다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했나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더군요.
이제껏 요리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요리를 해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요리를 했었기 때문에
그 요리가 비록 허접한 가정식 요리엿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남녀가 싸울 때 가끔 이런 이야기가 오고갑니다.

"난 최선을 다했다니까!!!!"

그럼 상대방도 같은 말로 받아치겠죠. 그러면 싸움은 더 커져만 가는 것이고.


저도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네요.

"내가 이렇게 까지 하는것 보면 몰라? 내가 얼마나 잘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몰라. 어쨌든 난 그걸 느낄 수 없고, 나는 최선을 다했어!!"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날 이해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을 이해시키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어느날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누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셨나요?"

그리고 예전의 일들을 돌아봅니다.


그리곤 깨닫습니다.

전 오직 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더군요.
상대방은 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전 상대방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상대방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라 또 착각했습니다.


얼마나 바보같은지.



바보같은 보상심리 따위는,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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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백풍 2010/03/01 18:17 # 삭제 답글

    요새 도 딱으세요??? 갈수록 철학적인 대사(?)들이 자주 출몰하네요..ㅋㅋㅋㅋㅋㅋ
  • enif 2010/03/01 18:19 #

    도를 닦고자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떠오르는 것들이 많네요.^^

  • 올시즌 2010/03/01 18:22 # 답글

    심오한 글입니다.
    저는 밥맛이 없을때가 없어서 고민입니다.
  • enif 2010/03/01 18:29 #

    저도 35년만에 처음(?).
    올시즌님은 멀리계시니 잘드시고 힘내셔야죠.
  • 2010/03/01 21:35 # 삭제 답글

    득도의 경지.. 형. 그래도 음식은 맛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 enif 2010/03/02 00:24 #

    조리의 감도 살짝 잃어버린듯. 마음에 없는 음식은 맛없게 나오는거야.ㅎㅎ
  • kihyuni80 2010/03/01 23:40 # 답글

    스스로를 위해서..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내 주변인들을 어떻게 해 줄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자신을 위해, 또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 행복의 기준에 타인이 들어가는 순간...자신을 위한 최선은, 자신만을 위한 최선은 아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enif 2010/03/02 00:26 #

    네. 그것도 맞는 말씀이고 사람마다 각자의 기준은 틀리겠죠.
    저도 살아오면서 생각이 계속 변하니까 말이죠.

    저도 요즘 매일매일 경전을 읽으면서 기본적으로는 올바른 제 자신을 찾고자하는걸 제일 앞에 둡니다.
    그래야 그 다음이 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런데 지나고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이기적인 저만 생각했더라구요.
    그래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 ㅍㅍ 2010/03/02 00:14 # 삭제 답글

    그나저나 밥도 밥이지만 술도 쳐다보기 싫었다니...흠....
    조만간 술한잔하자 ㅎㅎ
  • enif 2010/03/02 00:26 #

    음..그냥 밥으로 하죠.^^
  • delicious feelings 2010/03/02 08:53 # 답글

    잘 지내고 계시는거지요?
  • enif 2010/03/03 00:09 #

    잘 지내기 위한 준비 중입니다.^^
  • 카이º 2010/03/02 15:15 # 답글

    그래도 처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되는거 같아요~

    다른사람에게 하는 비율보다 조금 더 많이 라고 해야되려나요



    무슨 일이셨을지는 모르지만 좀 괜찮아지셨나요 ;ㅅ;

    반가워요!
  • enif 2010/03/03 00:13 #

    너무 저를 위해서만 달려오다보니.^^
  • 풀스 2010/03/02 23:50 # 삭제 답글

    술은 최선을 다해 마셔본적이 꽤 있지만 다른건...;;
  • enif 2010/03/03 00:13 #

    이제 최선을 다하실게 생기셨잖아요^^
  • 달에 2010/03/03 00:58 # 답글

    에니프님은 생각을 정말 많이하시는 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생각들을 아름다운 말로 설득력있게 정리해주시는 분이세요.
  • enif 2010/03/03 01:31 #

    설득력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생각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지네요.
    (나이가 들고 있다는 증거인가요? ^^)

    다만 아쉬운건,

    가장 이야기를 해주고싶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 못한다는 안타까움?
    그래도 언젠간 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끝임없는 독백을 날려봅니다.^^
  • 사랑한Day 2010/03/05 18:02 # 삭제 답글

    나도 바보였어...지금도 그러하구...ㅠ.ㅠ
    울고싶다
  • enif 2010/03/06 01:21 #

    느꼈으면 이젠 잘하면 되는거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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